소개글
장나영 지음
라온북 / 2024년 8월 / 232쪽 / 17,500원
▣ 저자 장나영
초등교사로 20년을 살았다. 그 가운데 결혼을 하고 아이 셋을 낳았다.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기르며 교사와 엄마와 아이의 입장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어린 자녀를 양육하던 깊은 광야의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과 동일한 여정을 지나는 엄마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블로그 blog.naver.com/champion247, 인스타 @nayoung._.jang
▣ Short Summary

내일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하루살이처럼 그날 할 일만 생각하며 아이를 키우던 날들이 있었다. 그렇게 하루씩을 쪼개어 일주일을 살고 한 달을 살아, 한 해를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삶이란 참 묘해서 나의 지나온 날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엄마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된다. 그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이 다시 그날들로 돌아간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하는 마음에, 여름에는 오이냉국을 만들어 주고 싶고, 겨울에는 들깨칼국수를 만들어 주고 싶고 그랬다. 나 역시 받았던 것들이다.
그렇게 엄마들과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엄마들에게 당장의 한 끼 식사보다 깊은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필요를 채우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의 1장은 학교의 현실이다. 교사들은 잘 알고 엄마들은 피상적으로 아는 학교의 현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싶었다. 2장은 기억에 남는 학부모님 이야기다. 지난 20년의 초등교사 생활 중 내게 타산지석이 되어 주었던 학부모님의 이야기를 담았다. 3~5장은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썼다. 3장에서는 엄마의 전체적인 마인드를 다루었고 4장에서는 엄마가 지녔으면 하는 안목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구체적인 실행방법이 나온다.
아이를 양육하던 지난 12년은 나에게 깊은 광야 같은 시간이었다. 그곳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수고의 눈물과 말로 다할 수 없는 기쁨의 웃음이 함께 깃들어 있었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혹은 학년을 새로 맞이한 부모들은 이제 또 한 학기의 혼란 속에 방학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가올 또 하나의 학기가, 학년이 혼란 속에서 지나가는 시간이 아닌, 현명한 엄마와 교사의 동행 속에 아이가 성장하는 시간이 되기 위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내가 지나왔던 광야를 통과 중인 한 분 한 분의 엄마들 모두의 여정이 인내와 소망으로 아름답게 완성되기를 바라며….
▣ 차례
프롤로그 : 자녀양육의 광야를 지나는 엄마들에게
Chapter 1 학교의 현실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이다
울부짖는 아이들
일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달라진 교무실 풍경과 교장 선생님의 고뇌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Chapter 2 내가 만난 학부모님
공부는 학원에서 다 하지 않아요?
젊은 사람이 선생 오래 안 하고 싶은가 봐?
무조건 네가 이겨야지 vs. 아무리 그래도 네가 참아
선생님, 저희 와이프가 사연있는 여자예요
저희 애는 이런 점이 부족하고 이런 점이 괜찮아요
알려주신 대로 집에서 그대로 했어요, 선생님
제가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Chapter 3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개념을 가지고 중심을 잡으세요
하버드가 원하는 인재상
행복한 엄마들은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Chapter 4 엄마력 있는 엄마들이 아는 것들
자신의 마음을 지킬 줄 안다
가정의 설계도를 그릴 줄 안다
내 자녀가 처한 맥락을 안다
성공을 보장하는 실패의 3단계를 안다
열매를 위해 뿌리를 가꾸어야 함을 안다
Chapter 5 엄마력 있는 엄마들이 이렇게 합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놓치지 마세요
가장 큰 자원, 사람의 마음
시간을 대하는 자세가 자녀의 행복을 결정합니다
공간을 통제하는 능력이 자녀의 인생을 결정합니다
엄마력
장나영 지음
라온북 / 2024년 8월 / 232쪽 / 17,500원
Chapter 1 학교의 현실

일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아이들: 교실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참 바쁘다.
“선생님 언제 마쳐요? 빨리 보내주세요. 학원 차 타야 해요.”
학원 차를 놓치는 건 아이들 안전과도 직결된다. 그래서 교사는 온 신경을 집중해 학원 차를 놓치는 아이가 없도록 하교에 신경을 쓴다. 이렇게 다음 스케줄, 다음 스케줄, 실려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염려가 된다.
‘이 작은 아이가 오롯이 존재의 뿌리를 내리고 머무는 순간은 언제일까? 하루 일과 중 하나라도 진득하게 정성을 다해 마음을 쏟는 일이 있을까? 곰곰이 스스로 생각해서 무엇을 시작해 끝을 맺는 일이 있을까? 이런 일들을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상담주간에 어머니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의 이런 모습이 어머니의 삶의 방식 그대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바쁜 세상에서 고슴도치로 살기: 『원씽』이라는 책을 보면 “중요한 한 가지 일을 찾아서 그것에 전념하라.”라고 한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며 멀티태스킹으로 여러 일을 하면 모든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자녀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유도 여기 있다. 정말 중요한 일을 놓치고 다른 일들을 열심히 한 것이다. 2,500년 전, 그리스의 시인 아르킬로코스도 같은 말을 했다.“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
여우 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고슴도치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해 아래 새것은 없다. 세상은 자신의 유익을 위해 우리를 몰아간다. “많은 것을 아는 여우가 되어라. 그것이 성공이다. 그렇지 않으면 너는 실패할 것이다.”라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하지만 잘 생각해야 한다. 좋게 들리는 일에 함부로 자신을 내어주어서는 안 된다. 모든 마음과 뜻을 집중해 나와 자녀를 위한 한 가지 일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엄마됨으로 그 일에 헌신해야 한다.
이것은 내가 지난 20년간 학교 현장과 육아 현장에서 얻은 분명한 생각이다. 세상은 점점 더 분주하고 휘황찬란해진다. 분별력을 가지고 중심을 잡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휩쓸려갈 것이다.
헌신 없이 가능하다는 신기루: 우리는 헌신이라는 말이 사라진 세상에 살고 있다. 이것은 속임수다. 제대로 된 결과를 얻기 원한다면 헌신은 필수적이다. 오늘날의 세상에는 좋은 것들이 참 많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내게 가능한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 모두가 내 것이 될 수는 없다. 시간이라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요리 유튜브 영상을 10개 보았다고 해서 그 음식 10가지가 식탁에 차려져 있는 게 아니다. 그중 한 가지를 결정해서 장을 보고 재료를 다듬어 만들어 내야 한다. 여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루가 24시간으로 정해져 있기에 중요한 한 가지 일을 결정하고 나머지는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 후에 그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한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인내하며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헌신이다. 그렇지 않고서 여기도 조금, 저기도 조금 온갖 좋아 보이는 것에 나를 내어 준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런 열매 없이 내 생명인 시간들이 사라져갈 것이다. 자녀양육도 똑같다. 좋아 보이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지만 그런 태도는 결코 기대한 열매를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

신생아 때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 “아이가 지금 신생아라면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는 정답이 있다. 바로 아이에게 신뢰감을 주는 일이다. 신뢰감을 주는 일이란 구체적으로 이런 일이다. 민감한 반응으로 아이 곁에서 필요를 채워주는 일, 사랑의 말을 들려주며 꼭 안아주어 아이의 정서를 돌보아주는 일,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깨끗이 씻겨주고 뽀송뽀송하게 닦아 쾌적한 옷을 입혀 주는 일.
신생아 시기에 이런 돌봄을 흡족하게 받은 아이들은 온 세상이 자기에게 이렇게 호의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물론 세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이런 돌봄을 경험한 아이는 기대와 다른 세상에 압도당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경험한 친밀함과 받아왔던 지지로 자기 안에 내적인 견고함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자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헤쳐나갈 수 있다. 현대 심리학도 이와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자녀가 자랐다면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 자녀가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이라도 마찬가지다. 엄마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다. 내가 자녀에게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는 일,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자녀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되는 일이다.
사람은 옳은 말을 듣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다. 그래서 방탄소년단과 아이브가 그렇게 영향력 있는 것이다. 그들이 언제나 옳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중년의 아줌마인 내가 아이돌 가수와 경쟁한다고?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제일 예쁜 그들과? 내 자녀와 떨어져 살기에 자신의 성질을 숨기며 이미지 관리가 가능한 그들과?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게 다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내 자녀가 힘들 때 곁에 있어줄 수 없다. 또 그들은 내 아이에게 소중한 일을 함께 해줄 수 없다. 내 자녀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일, 내 자녀만의 정체성을 알아봐주고 그것을 격려해주는 일은 엄마인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
나에게 소중한 친구를 생각해보면 가장 힘들 때 내 슬픔을 나누었던 친구다. 아무도 이해 못 하는 나의 갈망을 이해해 준 친구, 아무에게도 하고 싶지 않은 내 이야기를 캐묻지 않던 친구, 조용히 내 뒤에 서서 따뜻한 눈길을 멈추지 않던 그런 친구다. 그런 친구에게 우리는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이야기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그 후로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친구가 내 신뢰를 받기에 합당하다고 여겨질 때, 우리는 더 깊은 관계의 성을 쌓아간다. 서로의 사이에 존중과 사랑이 흐르기 때문이다.
지금 내 자녀가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라면 시작해야 할 일이 이것이다. 우리 사이에 깊은 신뢰를 쌓는 일,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이고 엄마인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이다.
Chapter 2 내가 만난 학부모님
제가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자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신기루: 의외로 많은 엄마들이 자녀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여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는 엄마들도 있다. 내 자녀를 내가 제일 잘 알 뿐 아니라 내 자녀를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고 여긴다.
이것은 착각이다. 학교에서의 모습만 봐도 그렇다. 가정에서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말하는 엄마들이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누가 내 옆에 있냐에 따라 내 안에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이런 부분들을 잘 알고 인정하면 훨씬 더 지혜로운 엄마가 될 수 있다.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 결혼이 늦어지고 육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외동으로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 5학년 남학생이었던 승우도 그런 아이였다.
승우는 가만히 보면 조용한 아이였다. 집중력도 좋고 공부도 잘 따라왔다. 다만 한 교실에서 여러 명의 친구들과 생활하며 조금의 불편함도 참기 싫어하는 아이였다. 쉬는 시간에 책을 읽는데 옆에서 누가 말이라도 크게 하면 참지 않고 분노를 터뜨리는 그런 아이였다. 그래서 하루종일 화가 난 채로 학교생활을 했다. 안타까웠다.
“승우는 형이나 누나나 동생 없어?”
“네, 저 혼자예요.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같이 살아요.”
“아, 아버지 장남이시구나?”
“아빠도 외동이에요. 형제가 없어요.”
그러던 어느 날, 체육을 마치고 교실로 들어올 때였다. 신발장에 신을 넣으면서 옆에 있는 남자아이와 서로 어깨를 부딪히는 일이 있었다. 마침 내가 복도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을 때였다. 눈 앞에서 승우가 자기 신발을 들고 그 친구 얼굴을 그대로 쳤다. 왜 내 몸을 건드리냐고 소리를 지르면서 고의가 아니었던 친구도 왜 얼굴을 때리냐고 하면서 같이 신발로 얼굴을 쳤다. 나는 둘 다 그 자리에서 멈추게 했다. 그리고 절대 폭력은 안 된다고 가르치고 승우를 많이 꾸짖었다. 승우 어머니와 그 친구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다. 두 분은 잘 알아들으신 듯했다.
하지만 다음 날, 승우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승우 말을 들으니 전혀 다르더라고요. 선생님이 승우만 꾸짖으셨다고. 평소에 항상 그러셨다고….”승우가 집에 돌아가서 자기 위주로 한 말을 어머니가 곧이곧대로 들으신 것 같았다.
나는 어제 있었던 일을 다시 설명드렸다. 그리고 평소 승우의 모습을 설명해드렸다. 어머니는 믿기 어려우신 모양이었다. 그날 학교로 찾아오셨다. 나는 평소 내가 아이를 지켜보며 걱정되던 모습을 설명드렸다. 집중력이 좋지만 조금의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서 집중력 유지가 어렵다. 그럴 때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다. 혹시 집에서 이 아이에게 모든 사람이 맞춰주시는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정말 아이에게 해로운 일이다. 어디를 가도 승우가 그런 환경에서 지낼 수는 없다. 무균실같이 아이에게 조금의 자극도 주지 않고 키우시면 안 된다. 대략 이 정도의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는 가만히 들으시더니 짧게 한숨을 쉬셨다.
“선생님, 제가 아이를 잘못 키웠네요. 저희 아버님도 예민하신 분이고 저희 남편도 예민한 사람이에요. 귀한 손자, 귀한 아들이라고 아버님도 남편도 승우를 맞춰주기만 한 부분이 있어요. 집에서는 특별히 반항하거나 짜증을 부리는 모습이 없어서 아이가 순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혼났다고 하면 잘 납득이 안 되었어요. 어제도 신발로 친구 얼굴을 쳤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승우에게 물어보니 자기가 먼저 쳤다는 말은 안 하고 그 친구가 얼굴을 쳤다는 말만 해서 저도 그 말을 믿고 싶었어요. 선생님, 제가 그동안 저희 아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이렇게 되면 아이를 지도할 수 있게 된다.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승우가 순하고 예의바른 면이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과의 사이에서 생기는 자극에 대해 참지 못하는 면이 있는데, 이 부분은 승우가 수용해나가도록 지도하면 금방 좋아집니다. 저도 학교에서 신경쓰겠습니다. 가정에서도 이제는 승우를 배려하시기보다, 승우가 아빠와 할아버지를 배려하도록 지도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승우는 1년 동안 많이 달라졌다. 나도 지속적으로 승우에게 말하고 또 말했다. 이 정도의 자극이나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넘길 수 있어야 한다고. 아이도 처음에는 내 말을 아주 부당한 것처럼 여기더니 점점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보다 훨씬 더한 불편함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친구들이 눈에 들어오는 듯했다.
바야흐로 승우의 세계가 확장되어가고 있었다. 온통 자기, 자기, 자기밖에 모르던 아이가 이제 다른 사람의 처지와 형편에 눈이 떠지고 있었다. 교사로서 참 보람된 시간이었다.
한 해를 마치고 겨울방학에 들어갈 때 승우 어머니가 비즈구슬로 만든 목걸이를 보내오셨다. 선생님을 만난 것이 승우에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감사하다는 편지도 함께 주셨다.
듣는 마음: 엄마는 내 자녀에 대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사실 어떤 부분에서 이 말은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엄마에게 참 중요한 자세다. 이렇게 승우 어머니처럼 내가 보지 못한 아들의 부족한 점을 수용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게 부족한 면을 인정할 때 해결책도 발견하게 된다.
더 많은 학급에서 교사와 어머니 사이에 신뢰가 흐르기를 기대한다. 이와 같은 신뢰는 더 깊은 존중이 된다. 그런 두터운 관계 속에서 우리 자녀들이 바르게 성장해나간다. 이때 교사는 보람을 느끼고 어머니는 도움과 감사를 경험하게 된다. 많은 학교와 가정에서 이런 선순환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Chapter 3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행복한 엄마들은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불행한 엄마는 모르고 행복한 엄마는 아는 것: “선생님, 저희 아들은 제 말을 안 들어요. 선생님 말씀은 듣는데 제 말은 왜 그렇게도 안 들을까요?”상담주간에 교실에 마주 앉아 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으시던 어머니들이 생각난다.
자녀들이 나의 말을 안 듣는 것만큼 엄마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없다.
“일어나면 이불 정리를 해라. 밥 먹었으면 밥그릇은 싱크대에 넣어라.”
자녀들이 이런 기본적인 일에도 말을 안 들을 때 엄마들은 정말 괴롭다. 이 상황에서는 마음만 힘든 것이 아니다. 자녀가 말을 안 들어서 그 일을 내가 하다 보면 몸도 힘들다. 이것이 묘한 배신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럴 때 엄마들의 반응은 2가지로 나뉜다. 불행한 엄마는 ‘내가 맞는 말을 했으면 자식인 네가 말을 들어야지’ 하는 반응을 한다. 그래서 자녀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당연히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행복한 엄마는 여기서 조금 다르게 반응한다. 이런 엄마들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다’는 것이다. 자녀가 내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은 자녀의 마음이 내게서 멀어져 있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 행복한 엄마들은 이럴 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한다. 먼저 ‘나와 자녀의 관계가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를 찾으려 한다.
행복한 엄마들은 이렇게 반응한다: 행복한 엄마들은 “왜 엄마 말을 안 들어!” 하고 말하는 대신 이렇게 말한다. “우리 딸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불 정리 잘했는데, 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엄마가 알려주면 ‘아차’ 하면서 곧잘 했는데 이번 주는 왜 화부터 낼까?”이렇게 먼저 다가간다. 그렇게 자녀의 마음을 열고 얻어낸다. 그래서 마음이 다시 연결되면 엄마의 말을 듣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사실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행한 엄마는 이런 사실에 대한 이해가 없다. 그저 ‘내 말이 맞는데 왜 내 말을 안 듣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직업, 교사 엄마들 중에 이런 케이스가 많다. 안타까운 사실이다.
내 자녀의 마음을 얻는 지름길: 내 자녀의 마음을 얻는 지름길은 없을까? 누구보다 빨리 자녀의 마음을 얻어 행복한 엄마가 되는 길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녀를 사랑해주는 것이다. 상담가 게리 체프만은 자신의 저서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사람마다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여기는 언어가 있다고 말한다. 그 5가지 언어란 인정해주는 말, 함께 보내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이다.
나는 세 자녀를 양육하면서 이 지름길을 직접 경험해보았다. 어떻게 했을 때 자녀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는가 오랜 시간에 걸쳐 시도해보았다. 첫째 아이는 인정해주는 말, 그리고 함께 놀면서 시간을 보낼 때 나에게 마음을 주었다. 둘째 아이는 선물과 스킨십, 셋째는 선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마음을 주었다.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났지만 서로의 갈망은 이렇게 다 달랐다. 인정해주는 말을 원하는 아들에게 계속해서 스킨십을 해주거나 선물을 원하는 둘째, 셋째에게 인정해주는 말을 했다면 자녀들의 갈망은 채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갈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 자녀들은 마음이 상하게 된다. 그런 경험을 계속하게 될 때 상한 마음은 결국 엄마를 향해 닫히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엄마가 어떤 일을 하라고 하면 자녀는 기쁜 마음으로 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엄마가 자녀에게 더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면 관계는 깨지기 마련이다. 불행한 엄마, 불행한 자녀의 쳇바퀴가 돌아가게 된다.
자녀의 갈망에 따라 엄마의 사랑을 부어주세요: 행복한 엄마들은 자녀의 갈망을 깊이 이해한다. 그래서 그 갈망에 관심과 정성을 기울인다. 그 결과 자녀와 신뢰와 애정의 관계를 맺어간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자녀들은 엄마에게 기쁨으로 순종한다. 선순환이다.
위에서 소개한 5가지 사랑의 언어로 채울 수 있는 자녀의 갈망을 잘 이해하자. 그 후 자녀의 말과 행동을 잘 관찰하자. 내 자녀가 어떤 방식의 사랑을 받을 때 눈을 반짝이는지, 나의 어떤 반응에 깊이 행복해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자. 이렇게 모아진 내 자녀의 빅데이터로 자녀의 갈망을 찾아내자. 그리고 그 갈망에 잘 반응해주어 자녀의 마음을 얻어가자.
이런 엄마는 시간이 쌓일수록 더욱 행복해진다. 자녀에게서 받는 신뢰와 애정, 기쁨의 순종이 날마다 커져가기 때문이다.
Chapter 4 엄마력 있는 엄마들이 아는 것들

열매를 위해 뿌리를 가꾸어야 함을 안다
아이의 문제행동이라는 열매의 뿌리: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같은 TV프로그램을 보면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사례가 등장한다. 다양한 문제행동 속에서 그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진단하는 시간이 있다. 가만 들여다보면 아이의 잘못된 사고방식이 있고, 그 출처는 부모임을 알게 된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스위스 초등 저학년생의 아침 식사 준비: TV에서 스위스의 초등 저학년 여학생이 등교 준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얼마 전에 태어난 막내를 돌보느라 엄마는 안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 여학생은 일어나서 씻고 옷을 입은 후 능숙하게 머리를 묶고 주방으로 들어왔다. 우유와 시리얼을 꺼내 볼에 담아 먹고 주변을 정리했다. 그리고 양치질을 한 후 가방을 메고 학교로 출발했다.
나는 간단명료한 과정으로 이루어진 그 아이의 등교를 보고 한동안 멍해진 기분이었다. 매일 아이에게 시리얼을 먹이고 싶지는 않지만 저렇게 간단한 메뉴로 아침을 먹는다면 아이 스스로 식사 준비와 정리를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여학생은 어떻게 해서 스스로 아침식사 준비와 정리를 할까? 왜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을까? 이 차이를 한참 고민해보았다. 문제는 나의 마인드였다. ‘우리 아이들은 아침식사 준비를 할 수 없다’ 나는 분명히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결과 우리 아이들은 정말 이 일을 못하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었다.
아이들이 참여한 아침 식탁: ‘복잡한 아침 식단’과 ‘아이들이 식사 준비를 할 수 없다는 잘못된 전제’, 나는 이 두 가지 문제를 고쳐나갔다. 우선은 식단이었다. 아이들은 작은 성취를 맛보면 좋아한다. 그래서 그 일을 계속 하고 싶어 한다.
처음에는 바나나와 야채주스로 시작했다. 준비가 간단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침이었다. 먼저 아이들에게 시키지는 않았다. 내가 갈아서 만드는 법을 보여줬다. 나는 예쁜 컵에 야채주스를 담고 바나나를 준비했다. 간식을 먹는 기분이어서인지 아이들은 기뻐했다. 아이들의 기분이 좋을 때 내가 말했다. “이제 아침은 이렇게 간단히 먹을 거야. 너희들도 만들 수 있겠지?” “네!”
그다음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면서 비교적 간단한 또띠아롤을 준비했다. 양배추, 오이, 빨강과 노랑 파프리카를 썰어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불고기를 익혀 그릇에 담는다. 그 후 아이들 앞접시에 또띠아를 하나씩 놓아둔다. 아이들은 기뻐하며 스스로 잘 말아먹었다.“엄마, 매일 아침을 이렇게 먹어요.”
“그래, 자주 이렇게 먹자. 너희들 스스로 말아 먹으니 엄마도 편하고 좋아.”
그 후 정리하는 일도 하나씩 위임했다. 한 사람씩 자기 그릇을 싱크대에 넣고 의자를 정리하도록 훈련했다. 그리고 3명에게 당번을 정해주었다. 한 사람은 설거지를 하고 한 사람은 식탁 위를 치우고 한 사람은 음식물쓰레기를 치우도록 훈련해갔다.
아이들의 변화: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매일 이렇게 하자 아이들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왜 밥 차리고 치우는 걸 우리가 해야 해요? 왜 우리한테 다 시켜요?”
나는 이 말들이 괘씸하고 억울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잘못 키운 대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저 말은 잘못된 프레임에서 나온 말이다. 나는 대답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나는 이 말을 침착하게 반복했다. “얘들아, 엄마가 무엇을 하라고 했지?” “얘들아, 엄마가 무엇을 하라고 했지?”
내 안에 견고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아이들의 융단폭격 같은 짜증도 이 말 앞에서 조금씩 사그라져 갔다. 아이들의 완고함이 나의 단호함 앞에 꺾였다. 아이들 마음에 자라난 게으름과 무책임이 조금씩 제거되고 있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어떤 엄마들은 아이들 먹이기에 급급해 음식을 떠먹여 주기도 한다. 식당에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밥도 스스로 먹을 수 없도록 엄마가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된다. 나도 우리 아이들을 밥상이 준비되기까지의 수고, 밥상을 치우고 그릇을 닦아 제자리에 넣는 수고를 모르는 자녀로 키웠다. 부모님께 감사하지 못하는 아이로 스스로 키우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내 자녀에게 올바른 식탁예절을 훈련하는 일은 이렇게 중요하다. 식탁 준비와 정리의 수고를 아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수고에 감사할 줄 안다. 이런 자녀들이 부모님과 다른 사람에게 감사할 줄 안다.
뿌리와 열매: 눈에 보이는 열매는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한다’이다. 하지만 이 행동의 뿌리에는 자기 일을 스스로 돌볼 줄 아는 ‘책임감’과 다른 사람의 수고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이런 마음의 태도를 먼저 심어주어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행동이 아이의 내면을 견고하고 윤택하게 만든다. 타인에게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람이 되게 한다. 아이는 그런 마음 안에서 흐르는 창조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자신과 남을 돌본다. 주위 사람들은 그런 나의 자녀와 함께하고 싶을 것이다. 성공과 행복이 그를 따르게 된다. 삶의 시련과 아픔이 없을 수 없지만 그 속에서 서로 어깨를 기대며 헤쳐나갈 수 있는, 자신을 닮은 사람들이 그의 주위에 깃들게 된다.
뿌리에서 가지로 흐르는 생명: 이와 같은 열매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지도하는 엄마의 수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엄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다. 어떻게 이 끝날 것 같지 않은 훈련의 시간들을 매일 반복할 수 있을까? ‘인내’라는 마차를 끄는 말은 ‘소망’이다. 기여하는 아이로 훌륭하게 자라날 내 아이의 미래를 소망의 눈으로 보는 것. 그 강력한 기쁨이 매일의 엄마의 삶을 이끌게 해야 한다.
하루하루 눈에 보이지 않지만 굳건히 세워져가는 아이의 바른 가치관, 좋은 습관들. 이것이 전체적으로 구비되어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으로 자라나 어디서든 자신의 몫 이상을 해내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소망. 이 소망이 엄마의 마음이라는 가지를 통해 아이의 마음으로 흘러간다. 낙심이나 절망의 어둠이 깃들다가도 이 소망의 빛에 밀려난다. 매일 이 생명을 공급받은 아이는 자신의 삶에서 탁월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Chapter 5 엄마력 있는 엄마들이 이렇게 합니다

가장 큰 자원, 사람의 마음
엄마들은 잘 알고 있다. 꽃이 아름답지만 내 자녀가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돈이 제일 중요한 자원인 것 같지만 사람의 마음이 더 큰 자원이다. 그래서 우리 엄마들은 나와 내 자녀의 마음을 항상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마음을 어떻게 돌보고 살필 수 있을까? 이것은 생명을 지키는 일과도 같아서 이 책에서 계속 반복하는 주제다. 요컨대, ‘엄마의 마음과 자녀의 마음을 살아서 팔딱거리게 하는 일’ 말이다.
함께하는 운동이나 예술활동 참여하기: 오케스트라도 좋고 축구클럽도 좋다. 함께하는 운동이나 예술활동 동아리를 찾아보자. 우리 가정은 아이들이 합창단 활동을 한다. 합창의 진정한 묘미는 무대 위 연주회보다 매주 모이는 연습의 날들에 있다.
합창단 안에서 언니들이 할 수 있는 일, 어린 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일, 행복한 마음에서 나오는 좋은 소리, 그 소리들을 하나로 모을 때의 느낌, 이 모든 것을 이끌어 주시는 지휘자님과 반주자님, 연습실 밖 엄마들의 간식 준비,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보내는 축하의 노래, 간단한 생일파티, 이 모든 장을 열어주시고 펼쳐주시는 총단장님과 이사장님의 리더십, 행정과 안내로 수고해주시는 학부모 대표님, 합창단 아버님들의 바리스타 대행진, 합창단 이모들의 신박한 손재주들, 그 행복을 맘껏 누리는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 웃음소리, 웃음소리. 이 모두가 모여 엄마와 아이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한다. 자, 지금 바로 검색창을 열어 함께할 수 있는 운동 동아리나 예술활동 동아리를 검색해보자.
마음도 내시경이 필요합니다: 김미경 작가님의 책 『마흔수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얼마 전, 나는 내가 아침마다 느꼈던 부정적 감정과 생각들을 단어로 일일이 써본 적이 있다. 무려 45가지에 달했다.”‘후회, 비참함, 패배감, 무능감, 무기력, 불안, 거짓된 두려움, 공포감, 궁지에 몰림, 충격, 위험, 분노, 억울함, 시달림, 음모, 험담, 어리석음, 미련함, 시기, 질투, 비교, 자책, 열등감, 열패감, 절박함, 실망감, 낙심, 의심, 빈곤, 열악함, 취약함, 억눌림, 압박감, 몰락감, 추락감, 무시당함, 무의미, 무가치, 부질없음, 착취, 우울감, 걱정, 건강 걱정 등등.’
나는 이 대목을 읽고 잠시 멈춘 후 다시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후회. 읽고 멈춘다. 비참함. 읽고 멈춘다. 그렇게 읽어내려가다 음모와 빈곤에서 또 한참 머물렀다. 그리고 낙심, 취약함, 부질없음에서 다시 한참을 머물렀다. “사실 이 단어들은 우리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늘 마주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 마음의 풍경은 대개 엇비슷하다. 김미경 작가는 바쁜 일상에 치여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을 못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회피하거나 쏘아붙이는 것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다독인다. 그리고 이 감정과 엉킨 생각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문을 찾아내어 직면하라고 권한다.
마음이 회복되도록: 깊이 동감하는 바이다. 이번 방학 동안 엄마들의 마음이 부드럽고 말랑거리는 생기로 가득차기 위해서 꼭 이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의 의식과 무의식에서 나를 지배하고 있는 형체를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이것이 상한 마음이나 쓴 뿌리에서 나오는 감정이라면 그것은 독소로 가득하다. 더 치명적이 되기 전에 이 상함의 실체를 정확히 보고 그것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자녀들에게 이 마음이 그대로 전수되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이 좋아 보인다. 일어나서 30분을 이렇게 사용하면 좋겠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정직하게 직면하자. 그리고 그 감정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그렇게 이 독소들의 근원을 찾아보자. 그것이 과거의 상처받은 경험인지, 현재 내 삶 속에 진행되고 있는 어려운 관계의 문제인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인지 살펴보고, 내 마음의 흐름을 조곤조곤 적어가며 찾아내보자.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아서 시작할 엄두를 못 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참으로 시작은 반이고 터널에는 끝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진단하고 고쳐본 경험은 깊은 내공으로 남아서, 내 자녀가 똑같은 터널을 지날 때 누구보다 안전하게 자녀를 도와줄 수 있다. 마음을 다루는 일은 학원이 맡아서 해주지 않는다. 엄마가 배워서 알려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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