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 지음
새빛북스 / 2024년 10월 / 236쪽 / 17,500원

▣ 저자 최보기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회사원, 사업가, 도서관장, 공무원을 거쳐 현재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로서 서평가, 작가, 강연가로 활동 중이다. 독서칼럼 〈최보기의 책보기〉를 15년째 경향신문, 뉴스1, 시사저널 등 언론에 연재 중이며 국가인권위원회, 국립중앙박물관 등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공·사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독서와 긍정의 힘〉, 〈보고서 및 실용 글쓰기〉, 〈고전에서 찾은 삶의 키워드〉 등 자기계발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로 자기계발서 『내 인생의 무기』, 산문집 『거금도 연가』 등 7권이 있다.
▣ Short Summary
세상에는 성공을 주제로 한 책들이 가장 많다. 성공 비결을 알려주는 책부터 성공을 위한 삶의 자세를 다룬 책까지 참으로 많은 책들이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성공과 행복은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근본적인 목표이기에 당연한 현상이다.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걱정 마, 어떻게든 되니까』는 직접적으로 성공을 위한 비결이나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저자는 다양한 직장과 직업의 경험을 통해 직접 체득한 삶의 지혜와 서평가로서 동서고금의 책을 통해 배우고 깨달은 현자(賢者)들의 통찰을 보다 간결, 명쾌하게 압축하고 소개하면서 보다 나은 인생에 대해 현실적 조언을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SNS를 포함해 주변에서 관찰한 다양하게 성공한 사람들의 나를 대하는 자세,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 등 삶의 자세, 동서양 많은 책을 읽어야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 동서양 수천 명의 성자, 철학자, 지식인 등을 만나야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성찰과 교훈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또한 저자의 유머와 맛깔스러운 글과 주제가 비슷한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등 유명 화가의 명화들을 본문에서 함께 만나는 것은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덤이기도 하다.
이 책은 본문을 정독하기 전에 목차의 소제목만 하루 하나씩 음미해도 사색과 성찰의 동기 부여가 된다. 이 책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추상적이거나 우화가 아닌 현대인의 좀 어수선하고 복잡한 삶에서 겪는 현실적인 상황과 동서양 현자들의 지혜가 결합된 자기계발서이자 에세이집이다. 그러므로 대학생, 신입사원부터 중년, 장년층까지 한 단계 더 나은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 또 혼자 감당하기 벅찬 어려움과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리고 세상살이에 좀 지쳐 있을 때 나만의 지혜로운 해법을 찾을 용기와 실마리를 제공하는 ‘삶의 무기’로서 책상 위에 놓아둘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 차례
글을 시작하며 : 먼 길 걷는 당신에게
1장 새는 날개를 믿는다
인연, 무소뿔처럼 당당하게 / 상선약수(上善若水), 물처럼 바람처럼 / 남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 끝 불행 시작 / 야매(夜梅)도 노력하면 정품(正品) 되리 / 새가 나뭇가지에 앉는 이유는 /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 계획보다 행동하라, 인내는 성공의 어머니다 /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 / 유력인 금송아지보다 내 쌀 한 톨이 소중하다 / 슬기로운 사회생활, 솔직히 무기다 / 어젯밤 술자리 걱정도 팔자 / 벼랑 끝 소나무, 위기는 기회 /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그리스인 조르바 / 인생은 무대뽀, 병만이처럼 해봤어? 계획은 사람이 하나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 / 줄탁동시(?啄同時), 안에서 깨고 밖에서 쪼아야 / 불혹(不惑), 아무도 유혹하지 않는다 / 모르는 것이 약, 의절(義絶)도 약 / 실익 없는 말싸움 하지 않기 / 스트레스받는 온라인 관계 차단이 답 / 인생 정답 ‘단무지’
2장 땅을 딛고 별을 본다
겸손해서 손해 본 적 없다 / 발은 땅에 눈은 별에 / 우생마사(牛生馬死), 소는 살고 말은 죽어 / 한 걸음 멈추면 두 걸음 나아간다 / 화살이 입술을 떠나기 전에 / 직설은 후퇴하고 유머는 전진한다 / 배려심이 중매를 선 멋진 청춘 / 욕이 인격이 되고, 말이 운명이 된다 / 갈마(Karma), 신은 다 보고 있다 / 낮말은 새가, 밤말은 쥐가 들었다 / 이청득심(以聽得心), 말 들어주다 마음 얻는다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 알아야 면장 한다 / 한 발 뒤로 물러서서, 가만히 지켜보기 / 역지사지(易地思之), 진짜 폼나는 것은 자랑하지 않기 / 도광양회(韜光養晦), 칼은 칼집에 숨기고 실력을 길러라 / 평강공주랑 친하다고 자랑하는 바보 온달 / 공부와 아부는 평소에 / 함부로 충고하지 않기 / 승자는 꿰뚫되, 드러내지 않는다 / 유머 한 마디가 연설 백 문장을 이긴다 / 자업자득(自業自得) 뿌린 대로 거둔다
3장 나의 힘 나의 마음
배려하는 말이 옳은 말을 이긴다 / 안된 사람 조롱하면 하늘이 벌을 내린다 / 습관적 빈대는 퇴출당한다 / 베면 잡초 품으면 꽃이라지만 사람에 있어서는 / 과유불급(過猶不及), 풀잎 위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진다 / 배려하는 마음은 예쁜 마음 / 행동 없는 배려는 공허하다 /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 / 아름다운 청년, 멋진 택시 기사가 있는 나라 / 끈 떨어진 갓 무시하지 않기 / 세상은 넓고 인생은 길다, 하늘에게 아부하자 / 나쁜 글과 말은 독이요 칼이다 / 사람이 재산, 치더라도 칼등으로 / 사람이 재산, 쌓아둔 돈이 아니라 쓰는 돈이 내 돈 / 사람 열 번 된다, 낮춰 보지 말자 / 독불장군(獨不將軍), 필패한다 / 인간관계, 때로는 속마음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 사소한 일을 참아야 큰일도 해낸다 / 자식은 돌아온다 / 청년아, 투표해야 시대의 주인 된다 / 관용(寬容)이 건강을 지킨다 / 외면할지언정 공격하지 말라 / 나의 선(善)은 어디에서 오는가
4장 운칠복삼運七福三을 부르는 법칙
인생은 점(點)이 아니라 선(線)이다 / 신(神)은 언제나 한쪽 문을 열어주셨다 / 이 순간 나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 세월이 약이겠지요 / 작심삼일(作心三日) 파괴 / 나는 왜 구슬을 몽땅 잃었을까 / 주식 하는 사람 가까이 두지 않기 /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 / 황혼이 지면 날아오르는 미네르바의 부엉이 방구석에서 구만리 장천 날아다니기 / 그 자식 출세하더니 변했네? / 항구에 나가는 배가 있으면 들어오는 배도 있고 / 관상인가, 기칠운삼(技七運三)인가 / 그러나, 인생은 자주 운칠복삼(運七福三)이다 / 모든 꿈은 개꿈이다 / 비관주의자와 투덜이스트 멀리하기 / 5m만 더 / 질문이 단순해야 답도 단순하다 / 기회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 사람 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 철칙(鐵則) 없는 철칙 / 돈을 얼마나 가져야 행복하려나 /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 우리가 정상(頂上)에서 만나는 비결은? / ‘인생의 절대 반지’는 무엇인가
글을 마치며 : 오직 나에게 집중하는 나
걱정 마, 어떻게든 되니까
최보기 지음
새빛북스 / 2024년 10월 / 236쪽 / 17,500원
1장 새는 날개를 믿는다
인연, 무소뿔처럼 당당하게
의미 있는 관계로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학교, 직장이 바뀌면 어울렸던 사람들과 멀어지는 대신 새로운 인연들과 또 그렇게 지내는 것이다. 사소한 다툼으로 멀어지기도, 관계를 정리했는데 세월이 약이 돼 옛정이 살아나기도 하니 좋은 인연이 유지되기도 한다.
그렇다. 인연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무소뿔처럼 당당하게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시간에 맡기어 가만두는 것이 상책이다. 인연의 굴레에 나를 가두어 스스로 괴롭히는 대신 내 삶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 대신 아파 주고, 내 인생 살아줄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지나거나 다가올 인연에 너무 마음 쓰며 연연하지 말자. 그 사람들 역시 그렇게 살고 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인데 내가 가장 소홀히 대하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나부터 나에게 잘하자.
야매(夜梅)도 노력하면 정품(正品) 되리
필명을 장난삼아 ‘밤에 피는 매화, 야매’로 지정했다. 야매는 ‘암거래, 비공식’을 뜻하는지라, 중의법으로 한자를 달리해 ‘밤에 피는 매화’를 썼다. 시를 써서 SNS에 공개하고 싶은데 ‘야매’임을 자청해야 부족해도 독자들이 이해해 줄 것 같았다. 그러나 비록 야매를 자칭하며 밖에다가는 ‘노뷜문학상’을 타겠다고 농담하지만, 속마음은 진짜로 ‘노벨문학상’을 타고 싶다.
‘밤에 피는 매화’ 이전에 ‘발칸의 장미’가 먼저 있었다. 발칸 반도 고원의 장미는 가장 추운 새벽에 가장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 사람 역시 견디기 힘든 고통을 이겨내면 정신이 한층 성숙한다. 야매 이전에는 인내 끝에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아 ‘발칸로제(Valcan Rose 발칸의 장미)’를 필명으로 썼다.
좋은 쇠는 달구고 식히며 망치로 수천 번 두들겨야 나오고, 수만 번 석공의 쇠망치와 정을 맞은 돌에서 천년미소를 띈 부처가 탄생한다. 서럽도록 꿈꾸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어느 성공한 집안 100세 넘으신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닥치는 대로 살아라’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뜻이 의미심장하다. 아무렇게나 살라는 게 아니라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 어떤 예상 못 한 어려움이 닥쳐도 좌절하거나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라는 뜻이다. 중국 마오쩌둥의 좌우명으로 알려진 ‘처변불경 처변불경(處變不驚 處變不輕), 상황이 변하더라도 놀라거나 가벼이 행동하지 말라’는 뜻이다.
소형 트럭을 몰며 삶은 옥수수를 파는 친구가 있었다. 이른 나이에 사업에 성공해 강남에 살던 친구였다. 그러나 사업에 위기가 와서 전 재산을 날렸다. 주변의 도움으로 겨우 좁은 셋집을 얻자, 친구는 중고 트럭을 구해 옥수수를 삶기 시작했다. 평소 별명이 ‘옥귀신’일 만큼 옥수수를 좋아하는 친구는 자신이 처한 조건에서 가능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옥수수 삶는 일이라고 했다. 아내는 대형마트의 일자리를 구했다. 둘이 열심히 벌면 아이들 키우는 건 할 수 있다고 했다. 친구는 맛이나 보라며 삶은 옥수수 하나를 건넸다. 그가 삶은 옥수수는 정말 찰지고 맛있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를 직접 본 일은 없지만 어떤 모습일지 알겠다. 나는 내 친구에게서 그토록 의연한 사자를 보았다. 벌써 오래전 일이다. 그 사이 친구는 다시 기력을 회복해 그 도시 전통시장에서 아내와 함께 생선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옥수수만큼 생선도 잘 안다.
남이 해서 성공한 일을 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으면서 가장 자신 있는 일을 봐야 한다.
계획보다 행동하라, 인내는 성공의 어머니다
세계적 기업을 일군 미국 벤처 사업가가 한국에 와서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다음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이러했다. “저는 계획(Plan)하지 않고 행동(Action)합니다. 행동이 다음 행동을 몰고 옵니다.”
인생은 계획한 대로가 아니라 행동하는 대로 된다. 그것이 비록 맨땅에 헤딩일지라도 행동하면 다음에 해야 할 행동이 따라오고, 행동을 이어가다 보면 성공에 이른다. 물론 행동이 실패했을 때도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정신은 기본이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즐기는 것은 계획이 아니라 행동으로만 가능하다. 그러나 즐길 수 있을 때까지는 무수한 난관과 고통이 따른다. 신께서 주시는 선물은 ‘고난’이라는 보자기에 포장돼서 온다.
유력한 금송아지보다 내 쌀 한 톨이 소중하다
누군가가 미워 욕을 해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증오를 하게 된다. 이 단계가 되면 상대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혐오병이 찾아온다. 문제는 나의 증오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잘만 산다는 것이고, 그 모든 분노의 대가로 내 몸에 화만 가득 쌓인다. 이것이 오래되면 병이 생긴다.
가까운 개인 간이라면 안 보면 그만이다. 그 사이 세월이 흐르면 그런 마음도 녹아버렸다. 문제는 정치에 깊이 몰입되면 증오도 강해지고, 대상도 늘어났다. SNS로 발언 기회가 많아져 뜻이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를 표출해야 속이 시원했고, 친했던 사람과 의견 충돌로 관계를 끊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런데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잘되고, 심지어 대통령이 돼도 내 집에 쌀 한 톨, 커피 한 잔 생기지 않았다. 내가 진영으로 나뉘어 반대파와 박 터지게 싸울 때 정작 권력자들은 후손까지 잘 먹고, 잘 살 재산을 보았고, 방송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내 당, 네 당 구분 없이 폭탄주 돌리며 친하게 놀고 있었다. 9부 능선 위에서는 권력자들끼리 그렇게 한 편인데 저 아래 3부 능선에나 있는 나는 뭣도 모른 채 분노와 한탄으로 내 가슴에 화를 쌓았다. 아아, 그토록 어리석을 수 있었다니!
나는 깨달았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야 한다는, 유력자 금송아지보다 내 쌀 한 톨이 더 소중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내 삶에 집중하지 않고, 남을 추종하고, 그의 성공을 간절히 기도했던 과거가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대권 후보에 집착하는 대신 내 삶에 집중했더니 마음이 훨씬 부유해졌다.
줄탁동시(?啄同時), 안에서 깨고 밖에서 쪼아야
‘줄탁동시’는 달걀 속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고 바깥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과정이다. 안에서 새끼가 껍데기를 깨는 줄(?), 밖에서 어미 닭이 새끼를 돕기 위해 껍질을 쪼는 탁(啄)이 함께 해야 병아리가 탄생한다. 순서는 당연히 줄이 먼저, 안에서 새끼가 껍데기를 깨려고 노력해야 어미도 밖에서 돕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인생에 단절이란 없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고, 면이 모여 입체가 된다. 미래를 계획하되 설계하지 말고 그냥 걸어라. 걷다 보면 세상이 나를 위해 닦아놓은 길을 만나게 된다. 반드시! 앉은 자리를 바꿔야 풍경이 바뀌듯, 새로운 세계를 만나려면 살고 있던 세계를 깨부숴야 한다.
실익 없는 말싸움 하지 않기
한때는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가 틀렸다고 주장하기 위해 기를 썼는데 이젠 상대 말이 맞으면 내가 틀렸음을 인정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그렇다. 내 주장 우겨 관철된들 대단한 게 생기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자기 생각이 있는데 그것을 말싸움으로 바꾸려면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누가 나와 생각이 다르면 ‘아, 그런가요?’ 하며 지나가면 그만이다.
SNS도 마찬가지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글을 봐도 댓글로 토를 달지 않는다. 내 글에 누가 반박해도 대응하지 않는다. 아무 결정권도 없는 사람끼리 논쟁한들 남는 것도 없다.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가 특히 그렇다. 사람마다 본진은 자기 먹고 사는 일인데 나보다 잘나가는 정치인 더 잘되라고 남과 싸우며 살 이유가 있는가? 투표만 잘하면 된다. 설명이 필요한 고집불통 외눈박이,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듣지 않고, 모른다.
2장 땅을 딛고 별을 본다
발은 땅에 눈은 별에
“두 발은 땅에 딛고 하늘의 별을 보라.”는 금언을 아버지께서는 알기 쉽게 ‘적게 먹고, 가는 똥 싸라’라는 금과옥조(?)로 내게 남기셨다. 어느 계약직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이 ‘나이나 경력으로 보면 급수가 너무 낮은데 괜찮겠습니까?’라고 우려하는 질문을 했다.
“지금 제 나이가 적지 않습니다. 급여가 가족 부양하는 데 부족함이 없고, 맡게 될 일도 관심 분야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감지덕지합니다.”솔직한 답변이었고, 합격해 다니다 보니 대만족이었다. 만약 그때 직급이 낮다고 다른 기회를 찾았다면 어떻게 됐을지도 모르겠고, 가족부양을 위한 경제적 스트레스도 받았을 것이 분명했다. 모든 병의 원인은 정신의 스트레스!
불투명한 미래의 큰 떡을 먹자고 지금 눈앞에 있는 작은 떡을 포기하며 배를 곯기보다 일단 작은 떡을 먹으며 기회를 만들어 큰 떡을 먹을 수 있으면 그것이 상책, 자고로 아버지 말씀처럼 적게 먹고 가는 똥 싸면 인생이 편했다. 무리하지 말자. 세상일마다 지나치면 부족한 것보다 결과가 더 안 좋았다.
화살이 입술을 떠나기 전에
평소 가깝게 지내던 저자가 신간 출판기념회를 한다며 오라고 했다.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었다. 감기로 힘들었지만, 길을 나섰는데 현장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건물 관계자가 ‘모임이 취소된 것 같다’고 했다. 황당하고 화도 났지만, 사정이 있었겠거니 하며 별말은 하지 않았다.
한참 후 사정을 알고 보니 내가 그의 초대 문자메시지에 답변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것이 취소 연락을 못 받은 원인이었다. 내 잘못이 먼저였는데 다짜고짜 화부터 냈거나 흉이라도 봤다면 이후 관계가 틀어졌을 것인데 그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이미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생각 없이 쉽게 한 말이나 글로 곤경에 빠지면 잃는 것이 훨씬 많다. SNS에서 누군가를 향한 조롱이 당장은 스트레스가 풀려 시원한 듯해도 그로 인한 이미지 실추가 몇 배는 더 컸다. 입술을 떠난 화살은 더 큰 화살로 부메랑이 돼 나를 쏜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바람은 제 살을 찢어 그물을 통과한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은 상선약수(上善若水)와 같다. 사람이 물과 바람처럼 자유로운 정신을 갖기는 어렵다. 다만, 물과 바람을 닮으려 노력해 볼 수는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미리 정하지 않는 것이다. 절대 어길 수 없는 원칙이란 없다. 사람은 늘 변하므로 한 번 아닌 사람이 끝까지 아닐 필요는 없다. 그때그때 판단하는 것이다. 낭중지추, 주머니에 숨긴 송곳은 드러나기 마련이므로 아예 송곳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처세에 능한 사람을 ‘기름 뱀장어’라고 흉보는데 나는 원리원칙에 갇히기보다 차라리 기름 뱀장어를 지향한다. 처세에 능한 사람이 악인이 아니면 그가 곧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사람이다. 물처럼 바람처럼 유연한 사람이 세상을 더 살만하게 만든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삶은 성격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와 철학에 달렸다.
알아야 면장 한다
‘알아야 면장 한다’에 면장은 동네 이장 다음 면장이 아니라 앞에 가로막힌 담장 너머를 본다는 뜻의 면장이다. 면장을 하느냐 못하느냐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아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단순하고 쉬운 일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일 수밖에 없다.
컴퓨터 본체만 업그레이드를 맡겼다가 찾아와, 모니터와 연결했는데 화면이 제대로 안 떴다. 밤 9시가 넘었지만 일을 마쳐야 해서 컴퓨터 수리점 사장을 원망하며 전화를 걸었다. 증상을 말하다 혹시 모니터와 컴퓨터 연결선이 두 개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하니 하나를 빼라 해서 뺐다. 모니터가 바로 정상으로 되었다. 나의 컴맹 탓이었다. 수리점 사장에게 화부터 안 낸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가!
‘알아야 면장 한다’는 말을 하자니,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 어머니는 대체 글자와 숫자를 모른 채 평생을 살기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린다. 객지라도 나가면 간판, 가격표, 버스 목적지 등등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도움을 받아야 했을 삶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누군가 길이나 글을 물으면 친절히 가르쳐주자. 그가 한글을 모르거나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일 수 있으니까.
도광양회(韜光養晦), 칼은 칼집에 숨기고 실력을 길러라
도사가 예언해 주는 미래는 맞거나 말거나에 불과한 인간의 말장난, 상술일 뿐이다. 점 보러 다닐 시간과 비용으로 도광양회, 달빛에 칼이 빛나면 남에게 들키므로 칼집에 칼을 숨긴 채 무술을 연마해 고수가 되듯 내 실력을 높이는 것이 먼저다. 그러나 도사가 전혀 불필요한 존재는 아니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삶을 절망하지 않게 된다’라는 말처럼, 도사는 화가 나 찾아온 손님보다 더 화를 내고, 더 슬퍼하면서 그의 말을 들어줌으로써 마음을 풀어주는 전문 컨설턴트다.
행여 늙으신 부모님이 했던 이야기 또 하면 처음 듣는 것처럼 맞장구치고, 딸이 직장에서 분한 일을 겪었다며 흥분하면 마구 화를 내며 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도사의 자세다. 그래야 집안에 평화도 깃든다. 운복은 남다른 노력의 결과물, 승자는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믿고 패자는 점쟁이 말만 믿는다.
함부로 충고하지 않기
‘내가 너니까 솔직히 말하는데 내 말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이러면서 하는 말은 틀림없이 기분 나쁘다. 가까운 사이라도 ‘충고’는 가능한 한 삼가는 게 좋다. 어쩔 수 없을 때도 상대방 기분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삼국지』 최후의 승자 사마의는 충언이라도 조조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하면서 때를 기다린 탓에 손자 사마염이 진나라를 세울 초석을 놓을 수 있었다. 항우를 꺾고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일등 공신 장량도 항상 유방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면서 그가 기분이 좋을 때 조심스럽게 자기 의견(충고)을 말함으로써 한신이 당했던 토사구팽을 면했다. 남들 다 잘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
자업자득(自業自得) 뿌린 대로 거둔다
타인의 사생활 폭로를 위협하며 돈을 뜯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던 유튜버가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함정에 걸려 폭로된 부도덕, 줄줄이 이어진 피해자들과 소송에서 불리한 판결이 임박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람들은 그가 파멸을 면치 못하게 됐다며 ‘뿌린 대로 거두었다’고 진단했다.
물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 칼도 요리사가 쥐면 맛있는 음식이 나오고, 악인이 쥐면 사람을 해친다. 겨울을 견디면 봄이 오고, 달도 차면 기우는 것이 자연의 섭리, 사람도 자연 안에 있다. 신은 답답할 정도로 느릿느릿 나타나지만 끝내 안 나타나는 경우란 없다. 하늘의 그물은 넓으나 성기어서 결코 새거나 놓치는 법이 없다. 신은 천천히, 그러나 자세히, 다 본다.
3장 나의 힘 나의 마음
베면 잡초 품으면 꽃이라지만 사람에 있어서는
베려 하면 잡초지만 품으려 하면 꽃 아닌 것이 없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지 않다. 상대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라지만 미운 짓을 하면 밉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남이 나의 장점을 보게 하려면 내가 그에게 미움 살 일을 안 하는 것이 먼저다. 내 이익만 챙기고, 흉 자주 보고, 배려심 없으면서 타인이 나를 좋게 봐줄 것으로 생각하면 바보이거나 독불장군이다.
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전쟁에 지는 것은 나의 실수 때문이고, 이기는 것은 적의 실수 때문이다. 고로 적이 나를 살피듯 스스로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처세에 대입해 보면 ‘타인이 내 장점을 보게 하는 것은 나 하기에 달렸고, 내가 타인의 장점을 보는 것은 그 사람 하기에 달렸다’가 될 것이다. ‘대접 받으려거든 먼저 대접하라’ 인간관계 불변의 제1법칙이다.
행동 없는 배려는 공허하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오후, 강 선생이 ‘명절이라 늘 사무실 청소하느라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작으나마 명절 선물을 드렸다.’라며 작은 선물 상자가 쌓인 사진을 단체 카톡방에 올렸다. 공교롭게도 그날 아침 나 역시 청소해 주시는 분들께 선물할지 생각했지만 ‘몇 명인지도 모르는데…. 소속 회사에서 알아서 하겠지.’라며 실행을 안 했던 터였다. 부끄러웠다.
배려는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배려 없는 행동은 야박하고, 행동 없는 배려는 공허하다.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고 해봐야 자기 위로를 위한 변명일 뿐, 마음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행동이 따라야 배려도 모습을 드러낸다. 배려는, 나중에, 추상적이 아니라 그 즉시,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람이 재산, 치더라도 칼등으로
예상치 못했던 배신으로 삶의 행로가 크게 바뀌어 보면 의리의 가치를 알게 된다. 의리는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 앞에 있다. 세월이 흐르면 내가 온전히 살아온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협조 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 분야에서 거장에 이른 사람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겸손과 배려’가 몸에 배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주변 사람의 의리를 불러들여 성공에 이르게 했다.
심지어 등 어루만지며 간 꺼내먹는다는 정치판에서도 끝내 민심을 얻는 정치인은 겸손하고 배려할 줄 아는 정치인이다. 겸손과 배려가 있는 것처럼 위장해 성공하거나 민심을 얻는 사이비는 반드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과응보를 우리는 늘 본다. 인간관계란 블랙박스다. 누군가 쳐놓은 인맥의 그물이 물속 어디까지 뻗어있는지를 타인은 알 수 없다. 사람 함부로 무시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사람이 재산, 맞다. 세상이 넓은 것 같지만 의외로 좁고, 인생이 짧은 것 같지만 의외로 길다. 그 안에 독불장군은 없었다. 더구나 친구라면, 싸울 때 싸우더라도 칼등으로 치되 칼날로 치지 말아야 한다.
사람 열 번 된다, 낮춰 보지 말자.
옛 친구 B에게 작은 부탁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다음에 이야기하자’며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당시 내 부탁을 받은 누구도 그런 이는 없었다. 이후 행사장 같은 데서 우연히 B를 봤지만,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않았다. 10년 후, 핸드폰에 저장돼 있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와 받아보니 B였다. 처지가 바뀌어 B가 나에게 어떤 청탁을 하는 것이었는데 ‘B가 하는 일의 성패가 걸린 문제’였다. 들어주기에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지만 10년 전 B의 매몰찼던 대우를 잊지 않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매몰차게 굴면 언젠가 내가 그로부터 같은 대우를 받는 것, 살다 보면 아주 흔한 일이다. 사람 열 번 된다. 내가 무시하면 나도 무시당하는 날이 꼭 온다.
인간관계, 때로는 속마음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부고를 받았을 때 행동은 ‘조문을 간다. 조의금만 보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중 선택을 해야 한다. 가까운 친구의 부친상인데 사정상 조문이 어려웠다. 마음이 불편했지만, 묘안이 없어 사과 문자메시지와 함께 평균적 조의금에 왕복 차비 정도 되는 돈을 얹어 보냈다. 며칠 후 친구는 내가 조의금을 관례보다 조금 많이 보낸 것을 고마워했고, 내 입장을 이해했다. 다소나마 마음의 불편함이 풀렸다.
작은 성의가 친구의 섭섭한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내가 가까운 관계인지 아닌지는 부모상 같은 큰일을 당했을 때 그 실체가 드러난다. 가까운 사람이라면 몸이 안 되면 돈으로라도 성의를 보여야 둘 사이에 앙금이 생기지 않는다. ‘말 안 해도 내 마음 알겠지’ 하기보다 속마음을 겉으로 표를 내야 서로 좋을 때가 많다.
사소한 일을 참아야 큰일도 해낸다
무슨 일이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화부터 내는 사람을 ‘성격이 급하다’고 에둘러 말은 하나 그런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인기를 끄는 경우는 드물다.
평소 커피믹스를 즐겨 마시는데 어떤 카페의 원두커피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볶은 원두를 구매했다. 그런데 커피를 타보니 쉰 맛이 났다. 상한 원두를 보냈나? 보관을 잘못했나? 카페에 항의하고 환불을 요구할까? 그러다 어떤 커피 애호가에게 듣자니 원두를 약하게 볶으면 신맛이 나는데 그 맛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주문한 원두는 약하게 볶은 원두였다. 이를 모르고 다짜고짜 카페에 화를 냈으면 어쩔 뻔했는가.
사소한 일을 참지 못하고 쉽게 분개하는 사람이 큰일을 그르치지 않고 잘 해낼 턱이 없다. 『삼국지』의 장비의 죽음과 유비의 이릉대전 참패를 보면 그냥 알 수 있다.
관용이 건강을 지킨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머리카락 하나가 음식에 빠져있을 때 손님의 반응은 여러 종류다. 제거하고 조용히 먹는 사람, 관계자에게 이야기해 새로 음식을 받는 사람, 큰소리치며 문제를 제기해 해결하는 사람. 어느 방법이 최선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면 큰소리로 화를 내는 것보다 관용을 베풀며 처리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현명하다.
흘러가 버린 물로 물레방아 못 돌리듯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은 화를 낸다고 시간을 되돌려 없던 일로 할 수 없다. 누구라도 다른 사람에게 실수하며 산다. 남의 실수에 관용을 베풀어야 나의 실수에 남의 관용도 기대할 수 있다. 세상일이 돌고 돌아 남의 실수에 야박하거나 그것을 이용해 이득을 취한 사람은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일을 남으로부터 당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일수록 남이 자신을 상대로 그렇게 하는 것은 더욱 용납이 안 돼 분노와 화가 더 많이 쌓일 수밖에 없고, 그만큼 자기 몸을 해치게 된다. 배려와 이해심 없는 분노는 사회적 성공보다 자기 심신의 건강을 먼저 해친다.
4장 운칠복삼(運七福三)을 부르는 법칙
인생은 점(點)이 아니라 선(線)이다
인생은 미래의 점들을 미리 이을 수 없다. 단지 과거를 돌아보며 연결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의 점이 어떤 식으로든 미래의 점과 연결된다는 것은 필연이다. 무엇인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좋은 결과를 맺으면 과거의 흑역사는 영광의 역사로 둔갑한다. 인생은 현재가 미래에 더해지는 복리(複利)와 같다. 그러므로 오늘도, 오늘만 열심히 가보는 것이다.
인생아, 오늘만 잘하자! ‘애플 신화’의 스티브 잡스가 말했다. “당신은 미래를 미리 내다보며 점들을 이을 수는 없다. 단지 과거를 돌아보며 연결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현재의 점들이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미래와 연결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작심삼일(作心三日) 파괴
살면서 수없이 ‘이제부터 ~하자’를 다짐했지만 작심삼일이었다. 그런 일이 반복되니 ‘작심 스트레스’가 찾아왔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자기 비하! 그래서 찾은 해법이 ‘작심삼일 파괴’다. 그냥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선까지만 살자. 그럼 또 살아야 할 내일이 알아서 찾아오겠지.’ 작심을 굳게 했다. 성과의 목표가 없는 이 작심은 지키기 쉬웠고 마음도 편했다.
삶이란 계획대로 안 되니 계획하지 않는 대신 닥치는 대로 걷다 보면 신께서 나를 위해 미리 닦아놓으신 길이 종종 나타났다. 인생이란 덜 익은 감도 떨어지고 익은 감도 떨어지는 것, 마음보다 몸이 가는 길이 내 길이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은 빨리 적응하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든 해보려 노력하자. 다만, 나에게 필요한 지혜는 그 둘을 분별하는 것이다. _라인홀트 니부어 기도문
그러나, 인생은 자주 운칠복삼(運七福三)이다
사람 팔자는 기칠운삼을 넘어 운칠복삼(운 70%, 복 30%)이라는 사람도 많은데 특히 성공한 사업가들이 그렇다. 돌아보면 좋은 운수를 맞았을 때 생각지 못한 복이 함께 터졌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삼국지』 유비의 책사 제갈량도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라 했다.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
경마나 스케이트 경기를 보면 1, 2등이 서로 다투다 같이 넘어지는 바람에 3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1등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므로 지금 3, 4등이라도 희망을 품고 열심히 달려야 한다. 특히 사람을 잘 만나는 것도 큰 복이다. 우연한 기회에 사람 잘 만나 인생이 환하게 열린 경우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므로 거친 태도로 사람을 대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자신감과 패기로 사는 것도 좋지만 너무 자존심만 내세우다 복덩이를 놓치는 경우도 많으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아무리 인생이 운과 복에 달렸다고 해도 부지런히 노력하고 준비한 사람에게 터지지 게으르고 준비 안 된 사람에게는 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생을 지배하는 것은 지혜보다 행운인데 이 행운은 눈이 밝아서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로또를 맞으려면, 일단 로또부터 사야 한다.
5m만 더
중국 대나무가 있다. 이 대나무를 심고 물과 거름을 줘도 4년 동안 꼼짝하지 않다가 5년째가 되면 5주일에 30m나 자란다. 이 30m는 5주일 동안 자란 것인가, 5년 동안 자란 것인가. 5년 동안 자란 것이다. 5년 중 어느 한 시기라도 물과 거름을 중단했다면 대나무는 죽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꿈이 눈에 띄게 실현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임계점을 넘어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어느 등산가가 산을 오르다 심한 눈보라를 만나 진퇴양난에 빠지자, 산장이 있는 정상 쪽을 택했다. 밤이 돼 어둠과 추위 속에서 눈보라를 뚫고 나갔지만 산장이 나오지 않자 절망해 주저앉아 버렸다. 다음 날 눈보라가 걷힌 후 사람들이 얼어 죽은 등산가를 발견했는데 산장에서 5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5m만 더! * (故 차동엽 신부의) 『무지개 원리』 중에서
기회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괴테는 80세 넘어 『파우스트』를, 세르반테스는 52세에 감옥에서 돈키호테를 구상한 후 58세에 발표해 거장이 됐다. 피카소가 미술계 거목에 오른 것은 80세 가까이 돼서였고, 미켈란젤로는 80세 넘어서도 대작을, 에디슨과 버나드 쇼도 90세 너머까지 연구와 창작에 몰두했다. 정도전은 42세, 당시 나이로는 ‘퇴물’ 때 이성계를 찾아가 『경국대전』으로 조선의 설계자가 됐다. 강태공은 80세에 주나라 문왕을 만나 제후가 됐다. 그가 위수 강가에 드리우고 있던 낚싯줄에는 바늘이 없었다. 강태공은 물고기가 아니라 자신의 때를 닦고 있었다. 기회는 눈이 밝다. 나이 불문, 준비된 사람만 찾아간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일본 이큐 선사가 입적을 앞두고 사찰의 제자들에게 “큰 어려움이 닥쳐 길이 없거든 열어 보라.”며 편지 한 통을 남겼다. 몇 년 후 사찰에 큰 문제가 생겨 제자들이 편지를 개봉했는데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라고 적혀 있었다.
큰일을 앞두고 있을 때면 근심 걱정이 태산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대부분의 그런 걱정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거나, 막상 때가 돼도 일어나지 않을 일의 걱정이다. 아파트 아래층에 물이 새 원인을 찾고 고쳐야 하는 일, 복잡한 서류를 떼가며 이사를 해야 하는 일 등은 미리 생각하면 머리 아프나 막상 닥쳐서 하고 나면 그저 사소한, 돈이나 시간을 들이면 ‘어떻게든 되는 것’이었다.
어니 젤린스키의 『모르고 사는 즐거움』에 따르면 100개의 걱정 중 40개는 일어나지 않는다. 30개는 이미 지나버린 일, 22개는 일어나더라도 대처가 가능한 일이다. 4개는 천재지변처럼 일어나더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결국 의미 있는 걱정은 100개 중 4개뿐이다. 어떻게든 되므로, 그 4개의 걱정도 그냥 ‘닥치는 대로 살면’ 된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을 알면 사람이 미리 걱정할 일은 0(Zero)개다.
‘인생의 절대 반지’는 무엇인가
소설가 고 박완서 선생의 ‘일상의 기적’이란 글이 유명하다. 건강을 잃었을 때 들어가는 치료비를 모두 합하면 건강한 사람의 몸 가격이 51억 원이고, 누구나 공짜로 마시는 산소로 인해 매일 860만 원을 벌고 있으니, ‘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통찰이다.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 중국 속담에도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게 아니라 땅 위를 걸어 다니는 것’이라 했다.
‘인생의 절대 반지’는 건강!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지혜롭다.
‘먼 길 걷는 당신’을 위한 ‘지혜 부엉이’는 여기가 끝이다. 운칠복삼이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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